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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24. 13:00 - 아스트랄 동짜몽

수지-이민호 열애 : 미인의 운명

수지가 연애를 한다. 이민호랑.

어제 터진, 간만에 연예계 거물들 연애 소식을 들은 많은 사람들, 반응은 비슷했다.

"수지? 수지가?"


그것도 그럴것이 수지는 '국민첫사랑'이기 때문이다. 미스에이로 얼굴을 알리고, 건축학개론으로 감정이입의 대상이 됐으며 어느 순간 그녀의 얼굴, 말, 행동은 우리 마음 어디선가 염모하는, 바라보는 '사랑의 존재'가 된 수지. 분명 이민호도 큰 인기를 끈 톱스타지만, 이런 어떤 '아이콘'은 아니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민호-수지 열애에 수지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가십에 다들 잘 어울리네, 수지가 아깝네,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난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수지의 운명에 대해 말이다. 한마디로 미인의 운명, 사랑받는 자의 운명.


사랑의 숫자

우리 모두 삶을 살면서 가능한 사랑의 숫자가 있다. 일종의 방이다. 마치 호텔처럼 방이 여러개여서 남들의 사랑을 받고, 그리고 품을 수 있는 '바람둥이' 혹은 '연예인' 기질의 사람이 있는가 반면, 한번의 일생 한번의 사랑만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모두 자신의 방을 채우기 위해 살아간다. 무리 없이 채운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여러개의 방이 있는 사람이, 사랑에 대한 욕망이 대단한 사람이 모태솔로라면 문제가 된다. 하나밖에 없는 방을 가진 사람이 여러개의 사랑을 할 수 밖에 없는 숙명이라면 문제가 된다.


수지는 연예인이라서, 그 본업이 '사랑을 받아야 하는 스타'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모태미인 중 일생 단 한번의 사랑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것에서 딜레마를 겪는다. 사랑을 받는 것,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


사랑이라는 저주

우리는 모두 사랑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누가 없으랴. 인기 있고, 모두가 날 사랑해줬으면 하는 욕구가 그 사춘기 때부터 영원까지 있다. 하지만 이게 때론 저주가 될 수도 있다.



생각해보자. 엄청난 미인으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보는 사람마다 '예쁘네'하면서 볼살을 꼬집고 머릴 쓰다듬는다.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조금 크면 이성의 접근이 시작된다. 화이트데이에는 전교에서 손꼽히는 사탕녀가 된다. 모두가 자신을 사랑한다. 처음 받았던 연애편지는 집에 간직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편지에 이제는 감흥도 없다. 학교 복도에서 무릎을 꿇고 장미꽃을 건네는 그 남자애가 고맙긴 하지만, 그 마음을 잘 모르겠다. 그 사랑이란 감정에 너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만나다 헤어진다고 해도 금새 자신을 좋다고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학창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도 마찬가지다. 길을 가다가 당하는 헌팅도 수없이, 찝쩝되는 선배 문자도 수없이, 그러고 나서 조금 민다치면 돌변해버리는 태도까지. 어느새 그녀는 지쳤다. 남자란 존재에. 왜 사랑을 해야 하는지, 사랑이란 감정이 대체 어떤 건지 조차 모르겠다.


물론 이 이야기는 과장이 섞인 픽션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인들이 이런 삶과 감정을 지나쳤음은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미인들이 내리는 결론은 이거다.

- 날 좋다고 따라다니는 사람은 매력없다.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겠다.

- 최소한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겠다. 잘생겼거나 능력이 있거나.


그들의 인생을 지나쳐보면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이다. 이제까지 '진짜 사랑'을 해보지 못했다는 불안함과 조급함이 섞여있는

그래서 그 감정을 불어일으킬 '백마 탄 왕자' 같은 사람 - 혹은 나쁜 남자 - 이나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그러니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잘난 남자'를 만날 가능성이 많다. 수지가 괜히 이민호를 만난 것이 아니고, 연예인이 연예인이랑 연애하는 이유는 거의 그런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겪기 위한 노력이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에, 평범한 사랑을 하는 우리들은 행운아들일지 모른다.

그들은 화려해보이고, 그들의 사랑은 아름다워보이지만 그들의 속은 또 복잡하다는 걸.

미인의 삶이 기구하다는 건 예전부터 그래왔다. '미인박명'이란 말처럼 말이다.


단 한번의 사랑의 방을 채우기 위해 항상 그 방을 비워놓고 사는 그녀들.


그래서,

자신이 미인이고, 자신이 미인을 만나고 있다면

자신의 운명을, 그녀의 운명을 이겨낼 어느 정도가 각오가 필요하다.